잘못 만들어도 레이저가 되는 새로운 나노레이저 개발
까다로운 가장자리 위상 대신 모서리 위상 이용, 더 작은 나노레이저 개발
□ 반지와 도넛이 같은 물체라면? 구멍이 하나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 두 물체는 연속적인 변형을 통해 구멍의 개수를 바꿀 수 없어 위상학적 상태로는 차이가 없다. 국내 연구진이 이를 이용해 소모전력을 크게 낮춘 더 작은 나노레이저를 선보였다.
* 위상학적 상태(topological state) : 연속적인 변형으로는 특성을 변화시킬 수 없는 보존적인 상태.
□ 한국연구재단(이사장 노정혜)은 박홍규 교수(고려대학교) 연구팀이 새로운 위상학적 상태를 구현, 구조가 흐트러지거나 흠집이 생겨도 작은 공간에 빛을 안정적으로 집속할 수 있는 나노레이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.
□ 위상학적 상태를 광학장치에 접목, 소자를 더 작게, 도파로를 더 빈틈없게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. 마찬가지로 더 안정적이고 더 작은 레이저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었다.
○ 하지만 기존 가장자리 상태를 이용하는 레이저는 가장자리 선들이 연결되어 닫힌 고리를 만들어야만 작동할 수 있어 레이저의 크기가 커진다. 마치 긴 줄의 양쪽 끝을 연결하여 큰 고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.
* 가장자리 상태 : 위상학적 상태 중 하나로 가장자리에만 전자 혹은 빛이 존재한다.
□ 이에 연구팀은 동작조건이 까다롭고 소형화에도 한계가 있는 가장자리(edge) 상태 대신 모서리(corner) 상태의 한 점에만 빛이 모이는 새로운 위상상태를 이용했다.
○ 평면의 사각격자(plane square lattice) 구조를 고안, 네 모서리에 빛이 모이는 모서리 상태를 구현하자 이웃한 모서리 상태가 서로 결합 하면서 네 개의 새로운 위상상태를 나타낸 것이다.
□ 이렇게 만들어진 레이저는 기존 가장자리 상태를 이용한 레이저 보다 크기는 5배 이상 작고 소모전력은 80배 이상 낮아졌다.
○ 뿐만 아니라 기존 위상레이저가 빛의 손실이 커 영하 270도의 저온에서 동작하는데 반해 상온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.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빛을 집속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.
□ 실제 이를 재현하기 위해 화합물 반도체 기판에 광결정 나노패턴을 제작, 4개의 레이저 모드를 발진하는 것을 확인했다. 이론적으로 예측한 4개의 모서리 상태를 실제 검증했다.
○ 특히, 대각선 양쪽 모서리에서 레이저 빛이 동시에 모이는 위상 상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관측되었다.
□ 모서리 상태 위상을 이용, 더 안정적이고 우수한 광원으로 쓰일 수 있는 나노레이저 개념을 제시, 광소자 상용화를 앞당길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.
○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‘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(Nature Communications)’에 11월 13일 게재되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