폐기되던 바이오디젤 부산물 고순도 화학원료로
- 광전기화학 기술로 글리세롤을 고부가가치 유산으로 전환 -
□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순도 높은 유산(Lactic acid)*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극 촉매가 개발됐다.
* 유산: 젖산이라고도 불리는 유기산의 일종. 식품, 화장품,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.
□ 한국연구재단(이사장 홍원화)은 성균관대 김정규 교수 연구팀이 광전기화학* 기술을 이용한 전극 촉매**를 개발, 글리세롤을 95% 이상의 높은 선택도***로 유산으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. 한양대 김병현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반응 메커니즘도 규명했다.
* 광전기화학(Photoelectrochemistry, PEC): 빛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분야.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거나 반도체 전극에 빛을 쪼여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. 이 연구에서는 산화물반도체의 전극 표면을 재구성해 전극 촉매를 만드는 핵심 기술로 쓰였다.
** 전극 촉매: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 표면에서 반응 속도를 높이는 물질. 전극 재료 자체이거나 전극 표면에 부착된다.
*** 선택도: 화학 반응을 통해 특정 물질을 생성할 때 원하는 생성물과 원하지 않는 생성물의 비율.
□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주요 부산물로 생성되는 글리세롤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만 톤 이상에 이르지만, 낮은 시장가격으로 인해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의 전환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.
○ 기존 글리세롤 전환 기술은 고온·고압 조건에서 작동하는 열촉매 공정이나 백금, 금 등 고가의 귀금속을 사용하는 전기화학 공정으로 경제성·친환경성에 한계가 있었다.
○ 특히 반응 선택성이 낮아 원하는 생성물을 고순도로 얻기 어렵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.
□ 연구팀은 광전기화학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상온과 대기압의 온화한 조건에서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화학적 전환을 실현했다.
○ 간단한 전기화학적 표면 재구성 방법으로 전극의 표면에 비정질* 박막층을 도입해 글리세롤 산화를 촉진하는 금속산화물 광전극을 제작했다.
○ 전극 표면 재구성은 산화물반도체인 구리 텅스텐 산화물(CuWO4) 전극 표면에 저원자가 상태**의 구리와 텅스텐으로 구성된 약 3nm 두께의 비정질 층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.
○ 이렇게 개발된 전극 촉매(R-CuWO4)는 물속에서 글리세롤을 유산으로 전환하는 탁월한 성능을 보였으며 95.9%의 높은 유산 용액 선택도를 기록했다. 이는 기존 대비 3배 이상 향상된 수치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.
○ 또한 고도화된 실험적 분석을 통해 글리세롤-유산 전환 시 화학적 반응 경로가 제어되고 선택적인 유산 생산 경로가 활성화됨을 입증했다.
* 비정질: 원자나 분자들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는 물질 상태로 결정 구조를 가지지 않은 고체.
** 저원자가(low-valence) 상태: 원자가 가지는 보통의 안정한 산화 상태보다 낮은 산화 상태.
□ 김정규 교수는 “글리세롤과 같은 바이오매스 유래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직접 전환하는 친환경적 방법을 제시한 것”이라며, “에너지 신산업의 경제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”고 밝혔다.
□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및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및 에너지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‘ACS 에너지 레터스(ACS Energy Letters)’에 4월 15일 게재되었다.